잡동사니 공간

최근 몇년사이 급성장한 TCR 시리즈, 드디어 TCR Korea가 개막을 했습니다. 운영사도 첫 모터스포츠 대회를 운영하고, 첫 대회인 만큼 참가 차량 수도 적고 운영미숙도 많이 보이는 대회였습니다.


 특히나 중계는 공식 생중계는 없고, 아프리카TV의 한 BJ가 중계하는 것이 전부였기에 더욱 아쉬웠죠. MBC스포츠가 중계를 하지만 녹화방송이기 때문에 아직 공식 중계방송은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아프리카TV BJ의 중계, 공식 페이스북 중계, TCR아시아의 중계가 TCR코리아의 생중계 데뷔였습니다.


 중계방송 화면의 자막은 입혀지고, 아프리카 생방송을 제외하면 해설이 없는 상황이었죠. 해설은... 어벤져스 인피니티워를 극장에서 보고 번역가를 욕하며 나왔는데, 중계방송 해설을 듣고 욕이 나온 것도 참 오랜만입니다. 경기 내용을 뒤바꿔버리는 해설이 참 가관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2라운드의 강동우 선수가 경기 내내 보이지 않다가 포디움 2위에 올라갔을 땐 어리둥절했습니다. 바로 중계영상과 해설의 크나큰 오류 때문이었죠.


TCR코리아 R1 출발그리드. (출처: TCR코리아)

 TCR 코리아 2라운드의 출발 그리드를 보려면 우선 1라운드의 출발 그리드를 봐야합니다. 2라운드는 1라운드의 1-10위를 뒤집는 리버스그리드가 적용되기 때문이죠. 강동우 선수는 예선에서 10위를 기록, 10번 그리드에서 출발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2라운드에서는 1번 그리드에서 출발하게 되는 것이죠.

TCR코리아 R2 출발그리드. (출처: TCR코리아)

본래 강동우 선수는 2라운드의 폴포지션입니다. 하지만 화면과 해설은 2그리드의 알렉스 리우 선수를 폴포지션이라고 잘못 소개합니다.

TCR코리아 R2 직전. (출처: afos 유튜브 캡쳐)

 보시면 1번그리드 위치가 비어있습니다. 바로 본래 강동우 선수가 있어야 할 위치죠. 하지만 강동우 선수는 1라운드의 사고로 2라운드 시작 전까지 정비를 끝내지 못해서 피트스타트를 하게 됩니다.

TCR코리아 R2 직전. (출처: afos 유튜브 캡쳐)

바로 정면 위치입니다. 피트로드에 보이는 차량이 강동우 선수입니다. 피트스타트를 하게되면 포메이션랩을 돌지 않고, 모든 차량이 정상적으로 출발한 이후에 출발을 할 수 있습니다.

TCR코리아 R2 첫 코너 (출처: afos 유튜브 캡쳐)

출발 직후 첫코너쪽 화면입니다. 오른쪽 아래 피트 출구쪽으로 강동우 선수의 차량이 확인됩니다.


 하지만 이후 강동우 선수는 중계화면에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자막에서조차 실종되었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중계화면에서 사라진 이유는 제작진의 영상 제작 미숙으로 볼 수 있습니다. 레이스를 가장 잘 중계하려면 특별한 배틀장면이 없을 때는 전체적인 샷을 잡아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중계화면은 현재 1위, TCR코리아 1위, 사고난 조훈현 선수 이렇게 3샷만을 보여주었습니다. 1라운드, 2라운드 모두 말이죠. 전체적인 샷을 잡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보인 것이 백스트레이트 구간 정면샷입니다.

TCR코리아 R2 백스트레이트 (출처: afos 유튜브 캡쳐)

 위 사진과 같이 3번코너에서 백스트레이트를 정면으로 본 화면이 전체적인 거리를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화면입니다. 이마저도 선두가 지나가면 바로 4번코너에서 상설 메인스트레이트 구간을 바라보는 화면으로 넘어가게되죠. 하지만 수중전으로 펼쳐졌기에 중계화면상 선두를 제외하고는 눈으로 확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일수록 트랜스폰더로 계측되는 순위를 자막으로 잘 표시해야 중계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계화면의 자막은 어떻게 표시되었을까요?

TCR코리아 R2 백스트레이트(2랩) (출처: afos 유튜브 캡쳐)

 2랩째의 백스트레이트 화면입니다. 좌측 자막으로 표시된 순위는 메인포스트 통과 기준입니다. 사실 1-2번코너를 돌면서 강병휘 선수는 6위로 밀렸습니다. 그리고 강동우 선수는 리스트에 없습니다. 증발해버린 것이죠. 하지만 실제 위치는 어디일까요? 답은 '알 수 없었다'입니다. 중계화면은 1위만 비춰주는데다가 자막에서는 증발해버리고, 날씨도 흐리기 때문에 제대로 식별을 못 하게 되었습니다. 유일하게 제대로 비춰진 화면이 바로 다음 사진입니다.

TCR코리아 R2 피니쉬라인 (출처: afos 유튜브 캡쳐)

 바로 3등 김병현 선수의 피니쉬장면을 찍기 위해 메인스트레이트를 찍는 도중입니다. 강동우 선수가 피니쉬라인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중계 내내 자막에서 실종되었던 강동우 선수가 레이스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것도 2위로 체커를 받았습니다.


 사실 중계를 보는 내내 강동우 선수의 자막이 나오지 않아서 '1라운드 사고 때문에 2라운드에서도 리타이어했나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달랐습니다. 피트스타트를 해서 레이스를 끝마쳤고, 최하위에서 2위까지 올라서게 된 것이죠. 해설은 전혀 언급조차 없었던 강동우 선수의 2위. 중계화면을 제작하는 MBC스포츠플러스도 1위 아니면 사고난 조훈현 선수 외에는 화면을 잡을 생각조차도 하지 않았는데 시상대 2위 입상. 어떻게 된 것일까요?


 중계화면은 제작진의 경험부족으로 인해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잘못입니다. 또한 자막을 넣는 일 또한 제작진의 몫인데, 그렇지 못한 것 또한 큰 잘못이죠. 그런데 자막을 넣는 일을 아마 이와 같은 자료를 보고 했을 테니까요.

TCR코리아 R2 데이터상 결과 (출처: 레이스모니터)


 위 자료는 레이스모니터(https://www.race-monitor.com/)의 TCR코리아&TCR아시아 자료입니다. 계측기 상으로 계측되는 실시간 정보(아마도 현장에서 보고 있을 문자 정보)입니다. 14위에 위치한 강동우 선수의 랩수를 보면 13랩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이 결과를 보고 제가 의문을 가졌던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주최측의 정보 입력 오류'

이외에 다른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피트스타트를 한 강동우 선수는 포메이션랩을 주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타 차량보다 1랩을 덜 주행한 것으로 계측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총 주행시간을 보면 43:54:545로 8위에 위치한 김병현 선수보다 10초가량 빨라서 실제 8번째로 체커를 받았고, TCR코리아 2위로 레이스를 마쳤습니다.


 주최사도 첫 모터스포츠 개최이고, MBC스포츠플러스도 생방송 제작은 처음이기 때문에 실수는 할 수 있지만, 결과를 바꿔버리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사실 SC상황에서 모두 붙어서 달릴 때 얼마든지 정정할 기회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굳이 사고나서 최하위로 밀려난 조훈현 선수만 잡는 바람에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놓치고, 끝까지 실수한 채로 마쳤습니다. 대회 주최측 역시 몰랐던 것인지, 중계화면 제작에 전혀 관여를 하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많이 미숙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슈퍼레이스 R4 방송 마무리화면 (출처: 슈퍼레이스 유튜브)


 국내 모터스포츠에서 가장 큰 대회라고 불리는 슈퍼레이스의 경우에는 중계화면 제작에도 슈퍼레이스측의 인력이 중계화면 제작에 함께 참여합니다. 중계 또한 대회 운영의 일부이기 때문에 모터스포츠 전문가가 제작에 참여해야하기 때문입니다. TCR코리아 중계에도 이렇게 진행이 되었는지는 모릅니다. 비가 와서 현장에 관람을 가지 않았기 때문에 장내방송에서도 언급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두 번째 경기, 3-4라운드에서는 이번과 같은 실수가 없길 바랍니다.


 TCR코리아 개막전 우승 김재원 선수, 2라운드 우승 강병휘 선수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