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공간

 지난 주말, KSF 4전 경기가 있었습니다. 2개의 챌린지 클래스가 운영되는 KSF이기에 이 부분의 참가자가 상당히 많아 아반떼의 경우는 예선을 2회로 나누어서 진행할 정도죠. 챌린지에서는 차량이 기본적인 레이스튠만 하기 때문에 상위 클래스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어서 인기가 많죠.


 챌린지라 그런가요. 두개 클래스를 모두 참가하는 선수가 일부 있습니다. 그중 한 명이 박동섭 선수인데, 지난 4전(아반떼 챌린지는 3전) 아반떼 챌린지와 K3쿱 챌린지 두 클래스에 참가해 두 클래스 모두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습니다. 2개 클래스를 모두 출전하는 선수가 적을뿐 아니라 차에 적응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에 포디움이 2번 서는 일은 상당히 힘든 일입니다. 거기에 두 경기 모두 우승은 더욱 힘들죠. 그렇기에 지난 KSF경기에서 대단한 기록이 나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출처: KSF페이스북 캡쳐

 그런데 결과는 전무후무한 패널티, '경미한 그리드정렬 불량'이 주어졌습니다. 그리드정렬 불량이면 그리드정렬 불량이지 경미한 것은 무엇일까요? KSF의 그리드정렬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 KSF 특별규정 캡쳐

 규정에는 그리드정렬 불량에 대한 이야기만 있지 '경미한' 그리드정렬 불량은 없습니다. 실제로 위 기록지에 보면 4명의 선수가 그리드정렬 불량으로 드라이브 스루 패널티를 받았죠. 그런데 규정에도 없는 경미한 그리드정렬 불량은 어떤 규정을 위반한 것인지 설명조차 없습니다. 경기규정에 나와있지 않는 규정을 '만들어서' 적용시킨 것이죠. 그럼 만약 차체 크기가 커서 저 그리드를 벗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어떨까요?

출처: KSF 페이스북

KSF의 최상위 클래스인 제네시스쿠페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제네시스쿠페차량입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그리드 라인을 양옆으로 벗어납니다. 일단 타이어부터가 밟고있고, 사이드미러는 아예 외측선 밖으로 벗어나겠네요. 그러면 KSF 규정에 의해 제네시스쿠페 차량은 전부 패널티를 받아야 합니다.

 모터스포츠에서 그리드 정렬 위반으로 보는 경우가 몇가지 있는데, 표시된 라인보다 앞으로 나갔을 때, 좌우로 심하게 벗어났을 때입니다. 그런데 서킷 바닥에 표시된 라인은 상위클래스의 차량에는 다소 좁게 그러져있습니다. 이는 인제스피디움뿐 아니라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도 마찬가지입니다.

출처: KSF 페이스북

 KIC에서 열린 KSF 3전의 스타트 직전 모습입니다. 위의 인제와 마찬가지로 타이어가 그리드라인보다 벗어나죠. 사이드미러는 당연히 넘어갔고요.

 아반떼와 제네시스쿠페의 제원을 살펴보죠. 제네시스쿠페의 전폭은 1865, 아반떼AD의 전폭은 1800입니다. 65mm가 차이가나죠. 6.5cm, 반올림해서 7cm이라고 생각해봅시다. 미니카도 아니고, RC카도 아닙니다. 자동차에서 7cm의 차이는 5% 미만의 차이이고, 이정도 오차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작년 8전 슈퍼레이스 경기 때 찍은 사진입니다. 차폭이 더 큰 스톡카이기에 당연히 그리드 라인을 벗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슈퍼레이스에서는 이를 그리드정렬 불량이라 하지 않죠.


 KSF 4전 당시 그리드정렬 사진을 볼 수 없어 정확한 상황은 모르지만 얼마나 불량했길래 그리드정렬 불량이 나온 걸까요? 그리고 '경미한' 불량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뭐 10mm 벗어나면 경미하고 20mm 벗어나면 그냥 불량인가요? 애초에 있지도 않은 규정을 순간적으로 만들어내어서 적용시키는 건 또 무슨 일이죠? 불량이면 불량이지, 그리고 5초패널티는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2015년 KSF 3전, KSF는 모터스포츠에서 있을 수 없는, 있어서는 안 되는 엄청난 일을 합니다. 스타트 직전 그리드 난입. (관련 링크)


 한가지 궁금한 점이, 모터스포츠에서 그리드 정렬을 너무 앞으로 나간다거나, 좌우측에 2열로 되어있는 것을 혼자 3열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조금 벗어났다고 결과에 영향이 미치나요? 플라잉스타트라면 당연히 규칙 위반이지만, 스타트 이전에 '경미한'불량이 무엇인가요? 그리고 유독 아반떼에서만 6명이나 정렬 불량 패널티를 받는 상황은 왜 일어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