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공간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는군요.

 제 입대 전과 후로 e스포츠에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프로팀 축소(하이트 스파키즈-CJ엔투스 합병, 이스트로 해체), 스타크래프트2 출시 및 그래텍-블리자드-KeSPA의 관계. 그리고 생겨난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임단, 프로게이머의 이동. 그리고 2011년에는 MBC게임의 폐국, 3개팀의 해체, 프로리그가 SC프로리그로 바뀌고 스타크래프트2 도입에 대한 소문 등.

 e스포츠의 종주국인 대한민국. 전성기시절에는 온게임넷을 비롯, 겜비씨(엠비씨게임), 겜티비, iTV등 각종 리그를 개최하는 방송국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합병되거나 방송국 자체가 사라졌지만 양대방송사인 온게임넷과 MBC게임의 존재가 한국 e스포츠 발전에 큰 힘을 썼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MBC게임의 폐국(MBC뮤직으로의 전환)으로 이제 CJ의 온게임넷만이 전 세계 유일무이한 게임전문방송이 되었습니다.

 방송에만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업 스폰을 받던 게임단에도 변화가 있었는데, 우선 이스트로가 가장 먼저 해체를 하게 되었고, 온미디어-CJ미디어 합병으로 2개 팀이 1개 팀이 되었습니다. 또 가장 최근에는 화승과 위메이드, MBC미디어조차 e스포츠에 지원을 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남은 기업팀은 6개팀. 물론 SF팀을 후원하는 기업은 더 있지만, SF프로리그와 SC프로리그는 규모 자체를 비교할 수가 없죠.

 그러면 다른 요인은 없었느냐. 스타크래프트2의 정식발매와 함께 블리자드와 공식 계약한 그래텍이 대한민국 내의 블리자드게임에 관한 권한을 갖게 되면서 불법리그다 하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권한을 블리자드가 회수하면서 일단락되었죠. 그리고 곰TV에서 진행하는 GSL또한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고, GSTL에 참여하는 팀이 10개팀이 되면서 스타크래프트의 게임단보다도 수가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큰 차이점이라면 스타크래프트2는 대한민국이 넘사벽으로 해외보다 수준이 높은 것이 아니고, 세계적으로 많은 대회가 열리고 있다는 점이죠. 그래서 우리 선수들도 해외팀 들어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의 팀 개념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렇게 스타크래프트2 시장이 강해지고, 스타크래프트의 시장은 점점 줄어드는 현실에 한국e스포츠협회(KeSPA)는 SF프로리그를 SF2로 전환한 것처럼 SC프로리그를 SC2프로리그로 전환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이미 국내에는 10년을 훌쩍 넘겨벼린, e스포츠의 역사를 함께한 한국e스포츠협회가 있지만 유일하게 KeSPA의 공식종목은 아니지만 e스포츠라고 안 할 수도 없는 스타크래프트2 리그와 협회가 생겨나고 둘은 서로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가 없어보입니다.
 제가 FPS를 잘 모르지만, 스페셜포스와 스페셜포스2의 차이에 비하면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와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는 인터페이스와 조작법만 비슷한 다른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요새 스2를 하고 있지만 일부 시스템만 계승된 전혀 다른 게임의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한 두 게임을 한 종목 선수가 병행을 한다. 이건 야구와 소프트볼이 비슷하다고 1회는 야구, 2회는 소프트볼로 프로야구를 진행하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또 경기장 모양이 비슷하다고 핸드볼과 축구를 병행, 룰이 비슷하다고 테니스와 탁구의 병행 등 더 많은 비유를 할 수 있겠군요.

 그런데 스2로의 전환은 막을 수 없습니다. 지금의 스타크래프트는 더이상 제작사의 패치와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스타크래프트의 규모는 줄어드는데 반해 스타크래프트2는 앞으로 2개의 확장팩이 더 남겨져있어서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신규종목으로 종목 변경을 하려고 하고, 실제로 각 게임단에서도 스2를 연습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까진 좋습니다. 하지만 그렇게되면 KeSPA소속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의 스2경기가 과연 시청자의 호감을 살 수가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미 스타크래프트2의 국내 리그인 GSL의 수준의 경기력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가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인터페이스와 컨트롤은 스타크래프트보다 스타크래프트2가 더 편하긴 합니다. 하지만 컨트롤만으로 하는 대전격투게임도 아니고, 수준급이 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스타2협회(정확한 명칭을 몰라서..;)와 KeSPA의 협상과 연계를 통한 스2게이머와 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의 단일화를 통해 스타크래프트2로의 완전환 전환과 곰TV의 스타2 리그진행 노하우와 온게임넷의 마케팅, 방송 노하우를 공유하여 MBC게임의 자리를 곰TV가 충분히 메꿀 수 있는 그런 e스포츠가 형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물론 가장 좋은 건 그렇게 되면서 스타크래프트리그와 스타크래프트2의 리그가 모두 진행되는 것인데, 이건 많이 힘들겠죠. 전 2002년부터 프로토스 팬입니다. 스타크래프트2가 나온 후에도 프로토스란 종족 팬이고, 프로토스유저로서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2를 가리지 않고 프로토스의 명경기를 보고 싶은 바람입니다.

 이상 SC프로리그, 스타리그도 다 챙겨보고 GSL, GSTL도 다 챙겨보는 프로토스 종족 팬의 길고 어수선한 글이었습니다.